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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ies from the Year 2030 (2020)

이 시리즈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서사를 구성한다.

제목 자체가 "2030년의 기억들"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 미래를 예측하거나 설계하는 태도가 아니라, 이미 지나가버린 미래에 대한 회고로 접근한다. 이에 따라 독자는 ‘과거-현재-미래’의 시점 구조가 혼재된 독특한 시공간 안에서 읽기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이나 스펙터클보다 더 사소하고 감각적인 기록들을 중심으로 미래를 사유하게 만든다. 예측 대신 '기억'을 호출함으로써, 이 시리즈는 오히려 기억될만한 현재란 무엇인가를 되묻는다.

각 작업은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이면서도, 동시에 '문서화된 증거물'의 형태를 빌려온다. 예를 들어, 회고록처럼 쓰인 편지, UX 가이드처럼 구성된 설명서, 미래의 정부 보고서처럼 보이는 문서들 등은 모두 시각적 레이아웃과 텍스트가 서사를 함께 이끄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단순한 텍스트 중심의 SF와 달리, 디자인 언어를 활용한 미래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아카이빙 전략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픽션을 어떻게 보관할 수 있는가?’, ‘기억되지 않을 미래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탐색한다.

이 점은 특히 편집 디자인이나 아카이브 기반 프로젝트를 하는 디자이너에게 실제-허구, 기억-문서의 경계에 대한 실험적 사례로서 유의미하다.